재녘의 연구소
카테고리
작성일
2023. 6. 25. 22:47
작성자
재녘

 

비논리적 전시

 

개요 

전시회에서 기대하지 않은 광경을 마주칩니다.
비현실적인 경험, 다소 기이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의사항

 

 

 

 

 

추천 BGM: Oskar Schuster - Isobel


 

 

 

PART 1

오늘은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홀로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그래요, 홀로. 우연히 소개 글을 봤다가 한 작품이 눈에 띄었거든요. 직접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찍이 방문한 관람객 몇명이 돌아다니고 있네요. 모두 당신과 동일한 작품을 보러 온 것일까요? 

 

Q1. 평소에 전시 같은 걸 보러 다니는 편인가요? 

Q2. 지금도 떠오를 정도로 인상깊었던 작품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EVENT 1 

혼자서 작품을 살피는 시간은 꽤나 평화롭습니다. 감상적이고요. 하지만 외출 직전 공백이 했던 행동이 불현듯 떠오르자, 불길함이 엄습합니다. 분명히 지금 당신의 옆에 없는데도 말이에요. 그때 공백은… [카드 선택] (이 부분은 공백의 행동 및 동거인의 수습을 과거형으로 묘사합니다.)

 

 

 

 

PART 2

상념은 일순으로 끝납니다. 수많은 형태, 수많은 레퍼런스, 수많은 이름이 매달린 벽과 바닥과 천장을 부유하듯 지나칩니다. 그럴 리 없는데도 전시품이 수도 없이 많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작은 평화를 부리에 문 새의 조각, 돌을 던지기 직전의 다윗을 담은 그림, 경고 표지판을 두고 실제 바닥에 뚫어놓은 구멍, 만유인력의 일화라도 표현하려는지 허공에 고정시킨 사과, 불규칙적인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기계…….

 

Q. 이 미술관에는 어떤 노래를 틀어놓는 게 어울릴까요?

 

 

EVENT 2

노래가 바뀝니다. 당신의 옆에 공백이 서있다는 사실을 퍼뜩, 깨닫습니다.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물론, 공백이라는 존재를 두고서 고작 소리를 논한다니…… 그것이야말로 어쩌면 비논리적입니다. 그간 봐온 동거인에 대해서라면 알고 있잖아요. 그는 방금 막 들어왔는지, 소리도 없는 걸음을 옮겨 홀로 이곳저곳을 구경합니다. 뒤늦게 당신을 돌아봅니다. [카드 선택]

 

 

 

 

PART 3 

한숨 돌리고 있으면, 천장 한구석의 스피커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주신 모든 관락객 분들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본 미술관은 현재 전시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죠? 뒷말은 목소리가 심히 작아져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단지 어렴풋이 생각한 것은 그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하다는 사실입니다.

 

Q1. 당신의 꿈이나 상상 속에 종종 등장하는 인물이 있나요? 
Q2. 상상하세요. 안내 방송의 목소리는 누구를 닮아 있나요?

 

 

EVENT 3 

안내를 함께 듣는가 싶던 공백이, [카드 선택]

 

 

 

 

PART 4 

공백은 잠시 생각합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바닥에 뚫린 구멍을 발견하고는 주저없이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습니다. 뭘 하는 거냐고 물어도 그 주변을 벗어나지 않아요. 요지부동입니다. 안을 보라는 듯 가리키길래 따라서 살펴보아도, 찾을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어쩐지 또다른 출구를 찾는 것도 같고 당신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것도 같습니다. …아마도요. 그의 생각을 당신이 어떻게 다 알 수 있겠어요?

 

Q1. 당신이 보기에 공백은 어떤 상태인가요. 불안, 탐구, 회고, 수면, 아니면…….
Q2. 당신의 의도나 불안을 타인에게 알리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떻게 표현합니까?

 

 

EVENT 4

갑작스레 스피커에서 스파크가 튀더니, 목소리가 난폭하게 쏟아져나옵니다. “찾아주신모든■■■분들께안내말씀드립니다. ▒▒▒이반입되었습니다. 찾아주신모든■■■분들께▒▒▒이 반입되었습니, 다, 다, 다, 다, 다, 다, 되찾아, 다, 찾아주모든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  윽! 귀가 터질 것 같습니다. 볼륨이 너무 큰 거 아닌가요? 와중에 공백은, [카드 선택]

 

 

 

 

PART 5

당신은 목격합니다. 방금, 그림속의 다윗이 돌을 던져, 미술관 천장에 달려있던 스피커를 떨어트렸습니다. 그것은 완전히 박살납니다. 소리가 곧내 멎습니다. 단숨에 모든 것이 고요해집니다. 자신이 한 행위를 아는지 모르는지, 다윗은 액자 위로 올라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공백도 당신을 바라봅니다. 아니지, 그들이 보는 게 맞나요?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아니고요? 혹은 보여지는 것인가요?

 

Q1.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까?

Q2. 그렇다면, 조금 다르게 물어봅시다. 당신은 지금 무엇이 가장 보고 싶습니까?

 

 

EVENT 5

어느 순간 다윗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대신에 공백이 당신을 데리고 조용해진 내부를 걷습니다. 그리고 어느 전시품 앞에서 멈춰 서는데, 다름아닌 방금 전에 당신이 가장 보고 싶어한 그것입니다. 형태도, 재질도, 생사의 여부도 아마 동일할. [카드 선택]

 

 

 

 

END

출구를 향해서 공백과 함께 걸어나갑니다. 혹은 입구를 향해서요. 별안간 눈앞이 멀어지는 느낌이 들더니, 한 번 깜박이면 이미 집앞입니다. 어떻게 돌아온 것인지 과정을 도통 알 수 없습니다. 어떻게 간 건지는 기억이 나나요? 생각하는 사이 공백은 문을 활짝 열어둔 채 먼저 집에 들어갑니다. 문 하나로는 시야가 좁지만, 그럼에도 내부를 일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매일마다 당신이 전시하거나 당신에게 전시되는 것. 그 미술관과는 반대입니다. 반대인가요? 글쎄요. 어떻게 생각하든지 우리는 함께 있으며,

 

 

 

공백은 당신에게 [   ]에 대해 전시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후기

더보기

마지막으로 공백룰 시날을 배포한지 어언 1년 반이 지났습니다. 당시 이런저런 소재를 또 생각해뒀었는데, 사실 지금은 거의 기억나지 않아요. 그래도 예전에 쓰다 만 조각을 발견했답니다. 그 조각을 가지고 마저 덧붙이는 것으로! 이번 것을 완성했습니다. 이런 내용도 괜찮을까… 중간 질문에 대한 여러분의 답변이 궁금하네요. 공백룰에 새로이 영입되신 분들께 도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테스트 플레이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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