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O MUCH BLUE
빠져나갈 수 없는 바다에 삼켜지는 기분이 듭니다.
모종의 이유로 아프게 된 후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던가요. 끝날 것 같지 않은 고통에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지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잠에 깨어 익숙한 병원의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문 저편에서 누군가가 발을 들입니다. 오늘도 보네요. 오래도록 아픈 당신을 보러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오는 그 사람. 당신은 옆에서 함께 괴로워해주는 그를, 사랑합니다. 또는 그로 말미암은 고통이기 때문에, 증오합니다.
병문안이 계속되던 어느날. 당신은 그가 자신의 생을 살 수 있게, 혹은 저 이기적인 사람을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더는 내게 찾아오지 말라"는 편지를 쓰기로 합니다. 직접 말을 하기엔 마음이 아프니까요. 직접 얼굴을 마주하기엔, 괴로우니까요. 그렇게 시간을 소요해봤자 아프기밖에 더 할까요. 누구를 위해서든간에 펜을 들어 글자를 적어내립니다.
주의사항
- 혼자서 즐길 수 있는 RPG '퀼(Quill)'을 기준으로 한 시나리오입니다. 시나리오 약칭은 『투머블』입니다. 앤캐와의 과거 모썰을 기반으로 하여 작성했습니다.
- 의도적으로 열린 엔딩을 취했으나, 필요 시 내용을 덧붙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캐릭터에 맞추어 원하는대로 개변하셔도 좋습니다. 쓰여진 내용은 기본 상정일 뿐 고정은 아닙니다.
- 세션카드의 수신인/발신인 부분에 캐릭터 이름을 넣을 수 있도록 비워두었습니다. 편히 수정해 사용해주세요.
캐릭터 선택
어울리는 캐릭터를 선택합니다. 필수는 아닙니다.
PALE BLUE LOVE | TOO MUCH BLUE |
사랑하기 때문에 같이 잠기고 싶지 않았어. 당신은 그를 사랑합니다. 그 안에 사랑이 존재하므로, 당연하게 사랑합니다. 그렇기에 계속 자신을 위하여 시간을 보내는 그가 걱정스럽습니다. 어떤 이유로 병원에 있더라도, 함께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도리어 아플만도 하겠지요. 모든 게 생생한 감정이 되어 돌아옵니다. 비록 손은 떨리더라도 그건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필체 나쁨, 문장력 보통, 감정 좋음) |
사방에 네가 너무 많아 익사할 것만 같았지. 당신은 그를 증오합니다. 그 안에 사랑이 있을지라도, 결국에는 증오합니다. 그야 이렇게 병원에 있는 이유부터가 그 때문이지 않던가요. 고의와 사고, 명확히 어떤 의도였든 바로 옆에 뻔뻔하리만치 앉은 그를 보면 분노하게 됩니다. 감정의 갈무리가 다소 어렵지만 그만큼 확실히 편지를 쓸 필요가 있겠지요. 혹여 그게 애증이라 하더라도. (필체 보통, 문장력 좋음, 감정 나쁨) |
서신 규칙
오래 아플 수록, 할 수 있는 말은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문장력 주사위 1개 감소)
잉크병
안정된 언어 | 불안한 언어 |
미안하다 | 상관없다 |
버틸 수 있다 | 참기 힘들다 |
네가 있어야만 | 네가 계속 오는 탓에 |
그러니 꼭 | 그런데 왜 |
충분했다 | 버거웠다 |
맑은 | 썩은 |
휴식 | 죽음 |
소원 | 욕심 |
진심 | 거짓말 |
혼자서도 | 함께여도 |
문제없다 | 불안하다 |
(친근하거나 긍정적인 호칭) | (딱딱하거나 부정적인 호칭) |
결과
- 4점 이하 | 편지를 읽은 그는 그저 웃어넘기듯 하였습니다. 아무리 아파도 그런 말하지 말라고, 당신에게 떨어지지 않겠다고, 날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면서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당신의 편지는 효과가 없었군요. 아무리 그래도 아픈 몸으로는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 5~7점 | 편지를 받은 그와 한참을 다투었습니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이제 오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즈음, 그간 자리를 비웠던 시간이 거짓말인 것처럼 그가 찾아왔습니다. 부디 자신을 보내지 말라고 하면서요. 가만히 웃든, 울든 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너도 내가 필요했잖아. …그래서, 당신은 어떤가요?
- 8~10점 | 편지를 받고서 그가 당신에게 뭐라고 말했던가요. 당신의 말을 알아들은 건지, 그는 한참 발길을 끊었습니다. 간간히 보내는 꽃다발로 마음을 전했을 뿐입니다. 이걸로 충분한가요. 사랑하는 이의 얼굴이 그리울 수 있겠으나 잘 되었습니다. 증오하는 이라면 더욱 다행입니다. 어느 쪽이든 한동안 혼자만의 일상을 보내볼까요. 어느날 문을 두드리는 낯선 이가 있었으나, 이는 나중의 일입니다.
- 11점 이상 | 편지를 받고서 그가 당신에게 뭐라고 말했던가요. 대화 끝에 그는 이후 완전히 발길을 끊었습니다. 이걸로 충분한가요. 간간히 보내는 꽃다발로 마음을 전했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이의 얼굴이 그리울 수 있겠으나 잘 되었습니다. 증오하는 이라면 더욱 다행입니다. 그런 이의 얼굴이라면 보고 싶지도 않으니까요. 아주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때는 먼 이야기입니다. 걱정 마세요. 당신이 원하는대로 흘러갈 겁니다. 꽤 시간이 흐르고나서 당신은 완치되었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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