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녘의 연구소
카테고리
작성일
2023. 6. 15. 15:25
작성자
재녘

 

공백의 밤

 

개요 

잠을 방해하는 공백과 함께 보내는 밤의 이야기입니다. 
잔잔한 와중 기이하고도 신비할지 모를 순간을 겪습니다.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의사항

 

 

 

 

 

추천 BGM: Circle. S - FantAsy


 

 

PART 1

밤이 되어 하늘은 노을조차 잃고 완연한 어둠에 잠깁니다. 아직 전등을 켜둔 집안이 밝고 따스합니다. 맞은편에는 공백이 앉아 당신의 머그컵을 홀짝이고 있네요. 식사를 하고나면 서서히 끝을 달립니다. 이만 잠에 들 준비를 하는 게 좋겠어요.

 

Q. 당신이 잠에 들 때마다 필요로 하는 게 있나요? 매번 껴안는 인형이라든지, 무드등이나 한잔의 차 같은 것.

 

 

EVENT 1 

취침을 위해 방으로 들어가니, 공백이 먼저 잠자리에 누워 있습니다. 그래요… 당신 잠자리에 말입니다. 언제 여기로 온 거죠? 뭘 하려는 걸까요. 잠이 자고 싶은 걸까요? 조금 당황했을지 모를 당신을 보며 그는, [카드 선택]

 

 

 

 

PART 2

공백이 나중엔 침대에서 일어나 자리를 비킵니다. 휴, 잘 곳을 쭉 빼앗기진 않았네요! 방에 난 창문으로 은은히 안쪽까지 달빛이 듭니다. 오늘따라 하늘이 어둠속에도 맑단 생각이 들어요. 어라, 그런데 방금 저기 떠오른 달에… 무언가 비치지 않았나요? 다시 본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구름이었나. 

 

Q. 당신은 원래 외계인과 유령 같은 초상현상을 어느정도 믿는 편이었나요?

 

 

EVENT 2

자려고 누워 다리를 뻗은 참에 오히려 벌떡 일어선 것 같이, 그럴 수밖에 없게 땅이 훅 꺼지는 느낌이 듭니다. 퍼뜩 눈을 떠 확인하자 땅과 침대는 멀쩡합니다. 단지 공백이 누워있는 당신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어요. [카드 선택]

 

 

 

 

PART 3 

공백이 시선을 돌리면… 아, 모든 것이 조금씩 사라집니다. 정확히는 지워지고 있어요. 공백은 제 손이 지우개라도 되는 것처럼 허공을 문지르며 닿는대로 공백이 되게 합니다. 휑하니 비어버린 공간을 무어라 말해야 할까요. 사막보다 황폐해 그 부분부분엔 보이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잠깐, 어디까지 지우는 거죠? 이러다 전부 지워지겠어요! 

 

Q. 언제나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물건 같은 게 있나요? 그러니까, 지금 지워지면 안 되는 것!

 

 

EVENT 3 

반조각난 달이 그리다 만 것처럼 밤하늘에 걸렸습니다. 지워진 부분과, 지워지지 않은 부분이 애매하게 흘린 잉크의 획과 같이 남았어요. 공백은 전부 지우진 않은 채로 대신… [카드 선택]

 

 

 

 

PART 4 

공백이 당신의 손을 잡고 비어버린 창틀 옆을 파고듭니다. 막을 새 없이 끌려가듯 들어서노라면, 펼쳐지는 것은 광대하며 이질적으로 우주를 닮은 공간. 별빛이 새어들어와 어두우면서도 반짝거리네요. 발밑 넘실거리는 어둠이 발목을 잡지 않고 그저 둥실둥실 고양감을 선사합니다. 당황해 서있어도 꿈은 아닙니다. 당신, 지금 공중에 있어요. 

 

Q. 당신은 우주로 가거나 하늘을 걷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나요?

 

 

EVENT 4

공백은 계속해서 걸어갑니다. 손을 놓았다가 다시 잡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냈죠. 나중에는… [카드 선택]

 

 

 

 

PART 5

무언가 생각났는지 공백이 그 우주 한복판에 멈춰 섭니다.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어요. 전해지는 언동이 없어, 얼떨결에 얼굴로 추정되는 곳을 마주하기만 합니다. 배경에 뚫린 밤하늘에선 이런저런 것들이 일렁거립니다. 묘한 분위기로 떠오른 달이 기울어져 당신의 그림자를 담아냅니다. 조용하네요.

 

Q1. 당신은 얼마나 오랫동안 공백을 바라볼 수 있나요? 

Q2. 당신은 적막을 좋아하나요?

 

 

EVENT 5

한참 뒤 그의 입에서 아까 지워진 것들이 조각조각 튀어나옵니다. 부엌 한켠의 냉장고나, 무늬로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천장 부분따위 말이지요. 퍼즐이라도 되듯 가지각색 모양에 크기도 다양합니다. 그는 개중에서도 (PART 3에서 대답했던) 소중한 물건이 있는 조각을 보다가 한아름 돌려줍니다(그런 게 없다고요? 그렇다면 공백을 받았을 겁니다). [카드 선택]

 

 

 

 

PART 6

다른 조각은 여차저차 돌려받는대로 공간이 조금씩 복구됩니다. 그런데, 조각 하나가 빠져있지 않나요? 저기 봐요. 공백이 다시 입에 넣고 있는 저 조각 말입니다! 다 돌려주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나봅니다. 저걸 돌려받지 못하면 집안을 걷다 어디 조그만 허공에 빠져 돌아오지 못할지도…. 저게 어느 조각인지는 모르지만.

 

Q. 잠깐, 공백이 돌려주지 않은 저 조각도 당신의 것 중 하나일 텐데. 당신 생각에 저것은 무엇인가요?

 

 

EVENT 6

당신이 돌려달라고 요구하든, 우선 기다려보든 공백은 그 조각을 놓지 않습니다. 조금 이야기가 필요하겠는데요. 물론 대화가 된다는 전제 하에요. 그래도 동거인의 생활공간쯤은 돌려달라고 해도 되지 않겠어요. [카드 선택]

 

 

 

 

END

마침내 마지막 조각까지 완벽하게 돌아왔습니다. 지워진 것은 없으니 안심하세요. 이어 그는 당신이 잠들기까지 방해하지 않습니다. 단지 바라보기만 합니다. 잘 자요. 아침에 일어나면 평소처럼 신문을 읽고 있네요. 다만 이번엔 그가 당신에게 머그컵을 건넵니다. 따듯한 액체를 들여다보면 당신의 얼굴이 부드러이 조각난 듯 비추어집니다. 한모금 마셔보겠어요? 괜찮아요, 평범한 차 한잔일 뿐이니까. 커튼이 바람과 함께 흔들립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공백에게 있어 당신과의 밤은 [   ]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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